올리브오일？생선 등 지중해식 식단의 음식을 16주 동안 먹은 건선 환자 47%의 증상이 크게 좋아졌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.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？하버드대 보건대학원, 스페인 나바라대？카를로스3세건강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스페인 건선 환자(경증에서 중등도) 3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.

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 음식을 16주 동안 섭취한 건선 환자(실험군) 47%의 증상이 75%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. 반면 지중해식단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건선 환자(대조군)의 증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. 연구팀은 2024년 2월~2025년 3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피부과 전문클리닉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. 실험군은 영양의 지도로 16주 간의 지중해식 식단 프로그램을 끝냈고, 대조군은 영양사 지원 없이 표준 저지방 식단에 대한 조언만 받았다.

이 연구 결과(Mediterranean Diet and Patients With Psoriasis: The MEDIPSO Randomized Clinical Trial)는 《미국의사협회 피부과 저널(JAMA Dermatology)》에 실렸다.

건선은 지나치게 많이 활성화한 면역체계에 의해 발생하는 자가면역병이자 만성 염증성 피부병이다. 정상적인 면역체계에서 T세포는 바이러스？세균 등 외부 침입자를 공격한다. 그러나 건선 환자의 경우 T세포가 자신의 피부 세포를 이물질로 오인해 공격한다. 이 때문에 인체가 새로운 피부세포를 너무 빨리 만들고, 이들 세포가 표면에 쌓여 붉은 비늘 모양의 반점을 형성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킨다.

건선 환자는 전 세계 6천만 명 이상이 건선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. 국내에선 인구의 약 1~2%가 건선으로 고통받고 있고, 환자의 75% 이상은 40대 이하 젊은층이다. 건선은 주로 무릎 팔꿈치 배 손 두피 등에 많이 생긴다. 감염성은 없지만 보기 흉해 환자가 우울증을 보일 수 있다.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꽤 있다.

지중해식 식단은 올리브오일, 생선 및 해산물, 채소, 과일, 통곡물, 견과류, 콩류, 닭고기？칠면조 등 가금류 및 달걀, 유제품, 허브 및 향신료 등으로 이뤄진다.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체중을 줄이면 건선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. 하지만 이번 연구에선 지중해식 식단의 항염증 및 심혈관대사 개선 작용이 건선 증상을 효과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. 지중해 식단의 음식에는 베타카로틴, 비타민C, 비타민E 등 항산화 비타민과 폴리페놀 등 식물성 화합물이 많이 들어 있다. 이들 성분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 수치를 낮춰, 건선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.